네이버 업비트 인수, 초대형 빅딜의 전말과 시장에 미칠 파장 분석

악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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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 네이버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정보기술(IT) 및 금융투자업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습니다. 이번 인수는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와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두나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식으로 추진됩니다. 이는 단순한 기업 결합을 넘어 국내 디지털 금융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 빅딜의 배경과 과정

이번 인수 논의는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네이버와 두나무는 이전부터 스테이블코인, 비상장주식 거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논의해왔습니다. 특히, 지난 11일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의 자회사였던 ‘증권플러스 비상장’의 지분 70%를 인수하면서 양사의 결합 가능성은 더욱 구체화되었습니다.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거래는 네이버파이낸셜이 신주를 발행해 두나무 주주들이 보유한 지분과 맞바꾸는 형태입니다. 거래가 완료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완전 자회사가 되며,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지배구조가 완성됩니다.

네이버는 이번 거래에 대해 “두나무와 스테이블코인, 비상장주식 거래 외에도 주식 교환을 포함한 다양한 협력을 논의하고 있으나, 확정된 바는 없다”고 공시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인수 절차가 막바지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습니다.

🤝 양사의 이해관계와 기대 시너지

그렇다면, 각자의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두 거대 기업이 왜 손을 잡으려 하는 것일까요? 여기에는 양사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1. 두나무 ‘규제 리스크 해소’와 ‘신사업 동력 확보’

두나무는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라는 독보적인 위치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그림자 규제’에 발목이 잡혀 신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가상자산사업자라는 꼬리표 때문에 금융 당국의 엄격한 감독을 받아왔으며, 해외 진출이나 사업 다각화에 제약이 많았습니다.

네이버라는 거대 플랫폼의 자회사로 편입되면, 두나무는 대주주 적격성 리스크를 완화하고 경영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실물연계자산(RWA) 등 웹3 기반의 신규 금융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동력을 얻게 됩니다. 실제로 두나무는 최근 자체 블록체인 ‘기와체인(GIWA Chain)’을 발표하며 단순 거래소를 넘어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2. 네이버 ‘디지털 금융 영토 확장’과 ‘미래 먹거리 확보’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통해 간편결제 시장을 장악했지만, 전통 금융의 벽을 넘어서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네이버는 쇼핑-결제-가상자산을 아우르는 거대한 디지털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게 됩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은 이번 빅딜의 핵심 키워드입니다. 네이버의 방대한 플랫폼과 결제망에 두나무의 가상자산 기술력이 더해지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고 유통하는 데 있어 압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 카드 수수료 체계를 혁신하고, 송금, 결제, 자산관리를 아우르는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창출할 기회가 될 것입니다.

나아가, 네이버웹툰과 같은 강력한 콘텐츠 IP와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하여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 시장 반응과 전망

주가 급등과 엇갈린 희비

인수 소식이 전해지자 네이버의 주가는 장중 10% 이상 급등하며 시장의 높은 기대감을 반영했습니다. 반면, 두나무의 비상장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는데, 이는 나스닥 상장 등 독자적인 IPO를 기대했던 기존 주주들의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또한, 두나무 지분을 보유한 우리기술투자, 한화투자증권 등 관련 기업들의 주가도 동반 하락하며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금융권의 긴장과 지각 변동 예고

네이버와 두나무의 결합은 기존 금융권에 상당한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되면, 은행의 예금 유치 기능과 카드사의 결제망 독점 구조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을 넘어, 금융 산업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됩니다.

🎯 남은 과제와 ‘카카오 딜레마’

초대형 빅딜이 성사되기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주식 교환 비율 산정, 주주총회 승인,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특히, 두나무의 주요 주주 중 하나인 카카오의 선택이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두나무 지분 10.6%를 보유한 3대 주주입니다. 포괄적 주식 교환이 이루어지면 카카오는 경쟁사인 네이버의 핵심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의 주요 주주가 되는 ‘불편한 동거’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카카오가 신주 수령 대신 현금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네이버는 조 단위의 막대한 자금을 지출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번 네이버의 두나무 인수는 국내 IT 및 금융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사건입니다. 두 거대 공룡의 만남이 어떤 시너지를 창출하고, 시장에 어떤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됩니다.